10여년 법무법인 변호사 생활을 마감하고, 이제 개인 변호사를 시작하면서, 전에 서울중앙지검 외사부 검사로 있을 때, 대검찰청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검토리’와 인터뷰 한 것이 떠오릅니다.
블로그 기자단과 외사부 검사가 하는 일, 평소 검사로서의 경험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지막으로 “검사님이 생각하는 정의(正義)에 대한 정의(定義)를 내려달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다가, 제 입에서는 “정의요? 글쎄... 자연스러움? 필요할 땐 냉정하게 해야겠지만 그것이 항상 정의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상황에 따라서 차가울 땐 차갑고 따뜻할 땐 따뜻한, 그런 것들이 잘 어우러져서 보기에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정의라고 생각해요”라는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검사를 그만두고 10년이 흐른 지금도, “자연스러움이 정의”라는 생각은 그대로입니다. 그런 생각으로 그동안 변호사 일도 해 왔습니다.
억울하게 구속된 사람을 위해 열심히 변론해 무죄를 선고받게 하고, 반대로 선량한 사람에게 피해를 준 사람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고소 대리를 해 구속되게 하는 것,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자신이 감당하여야 할 정도를 넘어 처벌받지 않도록 하는 것. 이런 일들을 하면서 언제나 ‘자연스러움’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상대방을 설득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자연스러움이기 때문입니다.
재산과 가사 등 분쟁을 대리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바탕에 깔았습니다. 의뢰인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해야만, 주장이 잘 정리되고, 가치 있는 증거들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어야만 제대로 된 길이 보이고,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도 “자연스러움이 정의다”라는 신념을 갖고, 변호사 일을 하고자 합니다. 억울함, 안타까움, 미움, 원망, 초조 등 자연스럽지 못한 상태에 빠진 분들과 함께하는데 더욱더 정성을 다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의 격려와 가르침,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변호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