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법정, 품격있는 재판]
갑과 을은 오랜 기간 연인 사이로 있다가 헤어졌다. 헤어지고 난 후에도 몇 번 만났는데, 서울에 사는 갑이 다시 청주로 을을 찾아왔다. 을이 차로 갑을 픽업했는데, 갑은 차를 모텔에 세워놓자고 하였으나, 갑과 더는 같이 자지 않기로 한 을은 거절하였다. 식당 앞에 차를 세우고, 밥과 술을 마셨다. 2차로 횟집을 갔다. 갑이 술에 취하고, 평소 갑의...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거부하는 이유]
얼마 전, 피의자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거부하면서 쓴 내용입니다. ****** 피의자는 얼마 전, 위 사건과 관련하여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받는 것에 대해 동의한 사실이 있는데, 그때는 변호인과 충분한 상의를 하지 않았는바, 변호인과 상의 후 위 동의를 철회합니다. 사람의 양심은 기계로 검사할 수 없습니다. 기계로 사...
[북창(北窓)으로 든 아침 햇볕]
북창(北窓)으로 든 아침 햇볕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아침문을 열고 사무실에 들어오니어라북쪽으로 난 벽에 햇볕이 들었네.해가 북쪽에서 떴나?고개를 돌려 북창을 보니,법원 건물 꼭대기 층 창이동쪽 해를 받아빛을 우리 사무실로 보내고 있었다.그러고 보니, 이 북벽(北壁)이주인 몰래아침마다 조금씩해를 얻어먹고 있었네.북벽이 맞은 햇살은금방 사라졌다.아주 짧지만, ...
[어떤 조합장은 왕이다.]
제3조 (자격) 본 회원은 (버스회사) 조합원(조합장)으로 구성한다. 1항 : 조합원(조합장 이름)을 위한 구성원이다. 2항 : 차기 조합장에 야망이 있는 자 또는 목적을 훼손하는 자는 제명을 원칙으로 함청주시 한 버스회사 친목회 회칙에 나오는 회원 자격입니다. 이 친목회가 실질은 특정 조합장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모임임이 회칙에도 분명하게 나옵니다. 이...
[변호사님의 눈빛이 참 좋았습니다.]
오원근 변호사님께.얼굴을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쑥스러워 서신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선고에 대한 결과가 어찌됐든 최선을 다하여 주신 부분과 제 얘기를 귀담아 들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많은 피고인을 보셨고, 많은 사건을 접하시겠지만,사람이 도리로서, 금전이 오가는 관계이지만,항상 밝게 오셔서 접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국가보안법 법정에서 30년 만에 다시 만난 스승과 제자]
1989년 4월. 87년 6월 항쟁 이후의 시기이긴 하지만, 반공을 주요 통치도구로 삼았던 군부독재의 기운은 걷히지 않은 때다. 이때는 전교조가 태동할 무렵이고, 피고인도 그 움직임에 함께 하고 있었다. 제천의 한 고등학교에 선생님으로 발령을 받은 피고인은, 분단을 끝내고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의 실상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학생들에게 일반...
[짜장면 발우공양]
[너무나도 겸손한 이발사]오늘은 먼곳 재판이 두 개나 있었어요. 오전엔 평택, 오후엔 인천. 평택 재판 끝나고 인천 가려고 터미널 가니 버스 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았어요. 미용실을 갔지요.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나이 지긋한 아저씨 염색을 하고 있더라구요. 잠시 기다리다가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으니, 웬걸염색을 하던 아저씨가 목에 수건을 두르고 제 머리를...
[검사님 증거 있습니까?]
오원근 변호사의 최종변론 둘“저는 이 사건을 맡았을 때부터 지금 최종변론을 하는 이 순간까지 과연 이 사건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사건인지 의문입니다”“검사님, 건물 몰수를 구형했는데, 그렇게 구형할 만큼 증거가 있습니까?” 1. 법은 상식의 최소한피고인은 도의원입니다. 군의원 두 번 하고 도의원으로 당선되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