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울 엄마 시집가던 길 (2)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21-02-15 조회수 : 299

울 엄마 시집가던 길 (2)

선재와 쌀개봉, 에덴동산 산행을 마치고(13:10), 선재가 차를 몰아 이틀 전 산행을 멈춘 가고리 고개로 갔다. 선재는 집에 가고, 난 거기서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13:53). 이미 3시간 이상 산행을 한 직후라, 조금 지친 상태에서, 고개에서 오르막을 오르는데 숨이 심하게 막혔다. 가끔씩 쉬면서 호흡을 조절했다. 두껍게 쌓인 참나무 잎에 연신 미끄러졌다. 가고리 고개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왼쪽 아랫마을이 가고리다. 그곳은 박완희 청주시의원의 고향이다. 박의원의 페이스북을 보니, 내가 산행하는 이날 고향으로 성묘를 온다고 했다.

 

옥화봉(512m)에 의외로 빨리 닿았다(14:25). 잠시 쉬며 술 한 잔 했다. 옥화봉부터는 오르막, 내리막이 서너 번 반복되는데, 조금은 힘들었다. 그렇게 봉우리 몇 개를 지나, 뒤돌아 바라본 봉우리들이 연달아 있는 것이 멋있었다. 길에서 고라니 똥을 자주 보았다. 산행이 길어지면서, 조금 힘이 들기도 했지만, 발 속도와 호흡이 더 자연스러워져 어색하지 않았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미동산 줄기가 들어왔다. 그 줄기는 오른쪽 학당산으로 이어져 청천까지 가는데, 그 능선도 언젠가는 갈 것이다. 이렇게 갈 산이 하나씩 늘어가는 것이 좋다. 내 산행의 끝은 없다.

 

옥화자연휴양림 뒤쪽 능선에는 세운 지 오래된 정자가 서 있다(15:20). 그곳에서 한참을 쉬면서 마지막 남은 고량주 한 잔을 아껴 마셨다. 그 후는 거의 계속 내리막이다.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봉황터널 위를 지나 한참 더 가서 산이 끝났다(16:20). 이렇게 울 엄마 시집간 길 첫 번째 구간을 다 마쳤다.

 

일시 : 2021. 2. 13.() 맑음

코스 : 가고리고개 ~ 옥화봉 ~ 은골봉 ~ 봉황터널 ~ 봉황리


미동산 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