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0-04-27 | 조회수 : 286 |
너무나 자연스러운 정상 표지석들
2019. 11. 30. (토) 맑음
지난 3월 30일 세광고 31산악회에서 충북 백두대간 첫발을 떼었는데, 그 후 산악회장인 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내가 수술을 받는 등의 사정이 있어 바로 이어지지 못하고, 8개월이나 지나 다시 하게 되었다.
사람 사는 일이란 마음먹고 첫발을 떼는 것이 어렵다. 일단 첫발을 떼면 한참은 가게 된다. 그래서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는 것이리라.
충북 백두대간도 첫발을 떼었으니, 8개월이 지나도 다시 또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산악대장인 해균이가 적극적으로 이끄는 것이 큰 작용을 했다.
이번 구간에는 모두 6명이 함께 했다(해균, 종성, 종호, 진형, 문석, 나). 이 중 해균과 나만 1구간을 함께 했다.
2구간은 우두령에서 괘방령까지 12.3km다. (우두령 2.2 삼성산 1.6 여정봉 1.2 바람재 1.2 형제봉 0.8 황악산 2.3 운수봉 1.5 여시골산 1.5 괘방령)
우두령에서 삼성산까지 오르는 도중 오른쪽 삼성암에서 크게 퍼져나오는 염불 무척 거슬렸다. 해균은 오래 전 백두대간을 할 때도
그 염불 소리가 있었다고 한다. 자연을 망치는, 부처님을 욕되게 하는 짓이다.
이번 산행에서 특이하게 본 것은 정상 표지석이다. 아담한 크기로, 마치 초등학생이 쓴 듯 글씨를 참 자연스럽게 썼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큰 돌에 무슨 큰 권위라도 매단 듯 써 놓은 글씨가 너무 어색해 자연스럽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번 산행에서도 그런 억지스런 표지석을 보았는데, 바로 황악산 표지석이다.
처음 온 종성이가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장거리 능선산행은 처음 해 보는 것 같은데 후반부에도 자신이 있을까?
우려대로 종성은 후반부에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진형이도 다리에 계속 쥐가 났다.
어느 순간부터 문석이가 꽤 무게가 나가는 진형의 배낭까지 들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있었다. 괘방령까지 가서는 차를 가지러 택시를 타고 다시 우두령으로 가야 했다. 해균과 종호가 서둘러 앞서갔다.
괘방령에 도착하니 5시가 되어 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우두령 오는 길에 옥천휴게소에서, 그리고 점심 시간에 시간을 좀 지체했다.
문석은 다음부터는 7시 반보다 더 일찍 출발하자고 하였다. 백두대간 타는 것을 처음 해본 진형은 너무 좋다며 다음 산행을 기대하고 있었다.
종성은 산행을 마친 직후 막걸리 한 잔 못한 것이 너무 아쉬운 것 같았다. 다음에는 괘방령 산장에서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해야겠다.
(2019. 12. 1. 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