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 충청매일 ] 흉노(匈奴)는 기원전 3세기 말부터 수백 년간 몽골 고원을 중심으로 활동한 유목민 집단이자 그들이 세운 국가로, 이들은 한때 중원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와 경쟁하고 한나라를 아우로 삼을 만큼 강성한 세력을 가진 나라였다. 

 2013년 6월부터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초원의 대제국 흉노’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그 무렵 한 모임에서 우연히 박물관에 가 관람하게 되었는데 전시실 벽면에 붙어있던 문구가 아주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 문구는 전시회 도록에도 첫머리에 실렸다. 

 "천지가 생겨난 곳, 일월이 비추는 곳의 흉노 대선우가 삼가 한의 황제에게 묻노니, 평안하신가... "(흉노 선우가 한 황제에게 보낸 국서의 첫머리 〈史記〉권 110 흉노열전)  천지가 생겨나고 해와 달이 비추는 곳, 그곳은 바로 세상의 중심이다. 

 흉노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진시황은 이 흉노를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기도 했다. 그동안 익힌 역사 지식으로 흉노는 중국 변방의 미미한 존재로만 생각하였는데, 위 글귀를 보니 당시 그들의 당당하고 강했던 기운이 지금도 느껴진다. 

 한때 한나라를 아우로 삼았다고 하는데, 그런 한의 황제에게 형의 입장에서 "평안하신가?"라고 묻는 배포라니.

 그동안 쓴 글을 정리하다가 위 문구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이 문구를 보고 있노라니 윤석열 대통령이 떠올랐다. 

 "돌을 맞고라도 가겠다"라고 하는데 진짜 심경이 어떨지 궁금하다. 

 윤 대통령은 자신과 처와 관련된 특검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사병(私兵)이나 다름없는 검찰은 지난 10월 17일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하였다. 

 특검의 필요성은 더더욱 절실해졌다. 여당 내 일부도 대통령에 대한 거리를 두기 시작하는 움직임이다. 

 제대로 된 정책 하나 시행하지 못한 채 국민에게 어떤 희망도 주지 못하는 대통령, 민족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분단을 권력 유지를 위해 악용하는 대통령, 자유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억압과 획일화를 강요하는 대통령, 경제의 토대가 무너져 과연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구체적인 두려움을 가져다주고 있는 대통령, 그리고 대통령의 머리 위에 앉아 실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심을 강하게 사고 있는 김 여사. 

 최근 여론조사는 국민 대다수가 이제 윤 대통령에 대한 희망을 거두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이 공복(심부름꾼)인 윤 대통령에게 묻는다. "그대는 평안하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