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 충청매일 ] 프랑스 혁명 때 루이 16세는 혁명세력이 자신의 옥좌를 압박해 오자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연합군을 끌어들여 혁명군을 몰아내려고 하였다. 혁명군은 1792년 발미 전투에서 연합군을 무찔렀고, 루이 16세는 1793년 단두대에서 처형됐다. 당시 루이 16세는 프랑스 사람이었는가?
조선말 고종은 동학농민혁명 세력이 한양으로 몰려오자 일본군을 끌어들여 농민군을 학살했다. 조선의 기운이 기울자 기득권 세력은 나라와 백성을 일본에 팔아 기득권을 지켰다. 이들을 조선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전두환은 집권을 위해 쿠데타를 일으키고,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주 민중을 학살하고,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폭력으로 억압했다. 전두환은 대한민국 국민이었나?
6월항쟁으로 전두환을 몰아낸 지 37년이 지났다. 시민들의 민주 역량은 크게 올랐고 경제력도 세계 10위권에 진입했다. 군인이 시민에게 총을 겨누는 쿠데타는 다시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그것을 시도하더라도 민주 시민의 역량에 비추어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윤석열은 그렇게 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우리 민주주의 역사를 배반하고 민주 시민의 자부심에 지울 수 없는 생채기를 냈다. 그를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
친위쿠데타에 앞장섰던 김용현, 여인형, 노상원, 문상호 등이 내란 혐의로 구속됐다. 무장 군인들이 국회에 문을 부수고 난입하는 장면이 생중계되었는데 그것만 갖고도 내란 혐의 인정은 충분하다. 민주시민의 투지로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에서 간신히 가결되었으나 내란은 진행 중이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사과는커녕 탄핵과 수사 절차에 협조하지 않으며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다. 국민의힘 대다수는 탄핵소추를 반대하더니, 이제는 한덕수 권한대행이 탄핵을 위한 헌법재판관 임명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면 지금의 무정부 상태를 윤석열의 임기 말까지 끌고 가자는 것인가. 한덕수 권한대행도 이들과 한 편이 되어 윤석열에 대한 탄핵과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이런 뻔뻔함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인가?
이들은 나라와 국민의 이익보다는 자기들 세력의 이익만 좇을 뿐이다. 윤석열이 나라를 팔아먹어도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면 이를 좇을 세력이다. 옛날 친일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우린 역사적으로 친일파를 단죄하지 못한 업보를 지금 제대로 받고 있다. 지금 믿을 수 있는 것은 시민들의 단합된 힘뿐이다. 그 힘으로 이번 기회에 친일 매국의 잔재를 확실하게 물리쳐야 한다.